내가 인생 첫 블로그를 오픈한 이유

첫 글은 늘 부담스럽고 설레는 법이다.
나의 완벽주의 성향을 이겨내며 생각의 흐름을 따라 써지는 대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왜냐면.. 이 성향 때문에 나는 뭔가 시작조차 하지 않는 인생을 살았고, 그래서 날린 기회비용이 얼마나 가혹한지 나이가 들면서 깨닫기 때문이다.

요새 너도나도 수익형 블로그로 난리다.

예전부터 이런 블로그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사이버 세계에서 나를 드러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저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빴다.

코로나, 달려가던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고, 일상의 무게만으로도 버거워 늘 바쁘게 달려가던 나를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

그동안 달리기만 했지, 내 인생을 한 번 정리할 기회를 제대로 갖은 적이 없구나! “

돌아보면,

학창 시절 내내 교내 글짓기로 상도 받고, 학교 교보에는 늘 시가 실릴 정도로 문학적 성향이 다분했던 나는 공돌이 오빠들의 영향으로 공대에 들어갔다. 그때는 엔지니어가 그렇게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망했다! ㅎㅎ

나는 과학은 좋아했지만 수학, 특히 공간 감각을 요구하는 기하학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적성에 맞을지, 졸업 후 진로는 어떨지 깊은 생각 없이 당연히 이과를 선택하고 공대에 들어갔다.

그저 뭔가 더 사회기여를 할 수 있을거란 막연한 이상만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메타인지”가 낮았지..

하지만 그때는 그런 조언을 해줄 사람도 없었고.. 결국 나는 대학에서는 실험보고서, 대학원과 직장에서는 연구보고서를 쓰는 인생을 살았다.

왜 이 이야기를 꺼냈지? 아! 나의 미사여구와 감성 가득한 글들은 어느 순간 논리와 효율만이 중요한 건조한 보고서 형태로 바뀌어져 있었다.

코로나 기간에 시작된 나의 인생리셋

본론으로 돌아와서.. 코로나라는 인류 특수의 기간에 나는 나를 돌아보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고 불편했다.. 뭘까?!

긴 시간 동안 쌓인 추억과, 인간관계, 나의 변화를 돌아보고 “결산”한 적이 없구나.. 그냥 쌓아놓구만 있었구나.

그렇지! 수납공간없이 한 공간에 여기저기 쌓이는 물건처럼 모든 게 뒤엉켜 쌓여가는 게.. 넘나 불편했던 거다.

나는 인생 서랍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나의 라이프리셋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